눈내리는오후1 1월 31일 마지막 날의 눈 마지막 날의 눈 1월 31일-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, 하늘은 하루 종일 눈을 뿌렸다. 인천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적이 있었던가. 이 도시에서 살아오면서 눈이 내리는 날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, 오늘처럼 끊임없이 내리는 경우는 드물었다. 아마 내가 오늘을 특별하게 생각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.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.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면 어땠을까? 차가운 물방울이 내리는 날이라면 기분이 더 가라앉았을지도 모른다. 하지만 눈은 다르다. 조용히, 천천히 쌓여가며 모든 것을 덮어준다. 마치 나의 지난날을 덮어주듯, 나의 상처들을 어루만지듯. 눈이 덮어버린 도시는 낯설었다. 길가에 남아 있던 흔적들이 희미해지고, 발자국도 금세 사라진다. 내 흔적도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었다.. 2025. 1. 31. 이전 1 다음